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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책

[크로니클 리뷰] 슈퍼 초악당의 청소년기

by FEElMDIA 2012. 3. 12.
필자는 저번 [국내 미개봉 특집기사]를 통해 페이크 다큐물과 같은 유튜브 방식의 영화들이 트렌드로 변모 될 것이라고 언급 한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이 영화들이 너무 유행된 나머지 벌써부터 과도기에 접어든 것을 우려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정리했었다.
 
근래 들어 등장한 페이크 다큐 영화들은 호러 라는 장르에 치중된 데다 작품의 완성도는 리얼리즘과 허구의 설정에서 혼돈을 하는 문제점을
노출 하고 있다. 
 
그나마 자본력이 있는 헐리웃이 [클로버필드]와 준비중인 [트롤헌터] 라는 작품을 통해 장르적 변화를 시도하면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남기고 있는데...
드디어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페이크 무비가 등장하게 이른다.
 


 
 
영화 [크로니클]은 우리말로 해석 하면 '연대기' 라는 뜻을 가진 단어 인데 단순한 캠코더로 촬영한 영화 치고는 제목 부터가 의미 심장한 느낌을 주고 
있다.  왜 이 영화는 제목을 연대기 라고 지었을까?
 
우선, 이 영화의 줄거리를 본다면 어느정도 눈치 있는 사람은 단번에 알수 있을것이다.
 
*간단한 줄거리

영화는 여타의 페이크 다큐물 처럼 주인공이 찍는 캠코더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앤드류는 주정뱅이 아버지의 폭력과 불치병에 걸린 어머니
사이에서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다. 학교에서도 철저한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으며 희망없는 자신을 카메라로 탓하던 앤드류는 어느날 학교 파티가 있는 숲속에서
사촌인 맷과 학교 학생회장 후보인 스티브와 함께 정체불명의 미스터리 물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들은 그 물체를 건들게 된다. 그 순간....
 
다음날 이 세친구들은 놀라운 초능력을 갖게 된다. 10대 아이들 답게 재미를 즐기던 초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성을 보이게 되고 누군가의 비극적인
순간을 향해 치닫게 된다.
 
1. 안티 히어로즘 사상
 
맨처음 [크로니클] 이란 단어를 들었을때 연상된 단어는 슈퍼맨 시리즈에 나온 슈퍼맨의 치명적인 약점인 '클립톤나이트' 가 연상 되었다. 물론, 이 단어랑
영화는 전혀 상관관계는 없다. 다만 이 단어를 통해 이 영화가 약간의 '안티 히어로' 적인 성향의 영화라는 것을 유추할수 있다.
 
소재가 초능력 이다 보니 어느새 미국영화에 초능력이 쓰이면 그것은 '히어로' 영화 라고 봐도 무방한데...[크로니클] 역시 기존의 히어로 영화의 시작을 연상케 하는 
과정을 답습한다. 평범하고 약골인 아웃사이더 소년이 초능력을 얻게 되는 우연은 여타의 '슈퍼 히어로' 영화의 관례. 하지만 [크로니클]은 '히어로' 에 대한 시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담으려 한다.
 
최근의 미국의 슈퍼 히어로 만화와 작품들의 성향은 히어로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앨런 무어의 걸작 [왓치맨]이 그러한 이중성을 부각 하였고,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원티드]의 원작 만화의 경우에는 주인공은 영화 보다 더한 잔혹한 슈퍼 초악당의 길을 걸으며 쾌감을 느끼고 있을 정도다. 배트맨을 집중적으로 다룬 만화와
영화에는 조커에 대한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원작 만화 원티드의 여주인공은 이유없이 사람을 총으로 쏘고 다닐 정도로 무자비한 악당]
 


[배트맨 킬링조크의 '조커'는 과거 불쌍한 코미디언 이었다는 불행한 과거를 보여준다.]
 
이처럼 [크로니클]의 사상의 기초는 만화에서 보여지는 '안티 히어로'적인 시각이다.
주인공은 초능력을 우연으로 얻었지만 그의 생활은 최악 이었고 남모를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때론 이러한 역경을 스스로 이겨낼 의지가 있다면 영웅의 길을 걷게
되지만, 그러하지 못하다면 그는 전형적인 악당의 길을 걸을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해 주고 있다. 그 과정을 마치 현실적으로 그려지는 것을 볼때 영화는 현실에서의
영웅 등장에 대한 부정을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결말을 통해 보여지는 진짜 '영웅'의 탄생을 암시함으로서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연대기' 였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2. 자작하는 카메라
 
그렇다면 왜 굳이 영화는 '페이크 다큐' 적인 카메라를 사용했던 것일까?
물론 이 영화가 단순 트렌드 적인 목적에 '페이크 다큐' 설정을 이용했겠지만, 영화는 여타의 비슷한 작품들과는 다르다. '블레어 윗치'와'클로버필드' 같은 일차원 적인 실시간 중계에서
벗어나, 카메라를 찍고 있는 화자(앤드류)의 시각에서 그의 이야기와 좌절의 순간을 여차 없이 담으며 철저히 앤드류의 입장을 말하기 시작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추구하려 한다.
 


[ 이 영화 처럼 말이다.. 소통 방식은 많이 다르지만...]

이것은 마치 유튜브와 화상 대화를 통한 셀프 카메라 형식을 연상케 하며 더이상 페이크 다큐의 차원을 벗어나 감정이입의 수준으로 도약 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그동안 화자의 카메라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영화는 주인공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른 종류의 캠코더, 스마트폰 심지어 CCTV의 영상과 방송국 영상
등을 편집하여 영화의 순차적 편집을 의도하기에 이른다. 마치 우리 주변의 카메라가 살아 있는 듯이 말이다. 영화속의 카메라는 감정이입의 차원을 넘어 주인공들의 심리를
대변하며 관객에게 정적 이면서도 안정된 영상과 화면을 추구하며 한편의 '작품'으로 보여지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주인공들이 직접 하늘을 날며 공중과 지상을 오고가는 셀프캠 영상을 통해서도 들어난다. 
1인칭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공중비행 장면은 3D 아이맥스에까지 도전하려는 페이크 장르의 '영상적 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상업적 성공의 의도가 계산되어져 있다.
(혹시 이 영화가 3D 아이맥스로 상영 된다면 꼭 보기 바란다) 
 
이러한 영상적 실험을 통해 그동안 리얼리티 추구라는 강박증에 시달리던 '페이크 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단번에 깨버린 처사다. 이제 페이크 장르는 이 영화를 통해 더이상
매니아들의 영화가 아닌 대중영화 로서 진화할 길을 발견하게 된것이다.
 
3. 미 대중 문화의 향연을 즐겨라
 
전자에서 '안티 히어로즘'을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미국 히어로 만화의 영향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미 미국에서 만화는 하나의 거대 산업권 이자 미국 문화의 상징 인만큼 이 영화에는 현재의 미국 대중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엿볼수 있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틴에이저
 
SF,히어로, 페이크 무비 라는 수많은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영화지만 이 영화의 어울린 수식어는 전형적인 미국 틴에이저 영화라는 점 이다.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은 틴에이저 영화의 공식에 움직이는 캐릭터다. 이성관계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본능에 충실한 아이들 이다.
그리고 갈등 속에 살아가고 방황한다.
 
그러한 불안정한 감정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초능력을 접한 불안정한 10대들은 처음 이 능력을 장난과 같은 놀이로 인식하며 즐기지만 서서히 그 위험성을 인지 하게된다. 맷과 스티브와 같은 안정된 정서에 놓인
아이들은 초능력을 조심히 다루려 하지만 앤드류와 같은 불안정한 정서와 소외당한 마음을 갖고 있는 아이는 초능력 만이 자신만의 탈출구라 생각하며 남발하기 시작한다.
 
약간의 쇼로 친구들을 얻게되지만 그거는 잠시 일시적인 일이었을 뿐... 초능력도 앤드류를 절망적인 일상에서 구원 하지 못한다.
 
틴 에이져라는 인물들의 설정에 초능력을 더함으로써 통해 힘의 논리와 10대들의 성장성을 이야기하는 점이 이 영화가 성장 영화 라는 점을 인지 시키고 있는 듯 하다.
 
 


*슈퍼맨과 히어로 문화
 
슈퍼 히어로 소재는 미국 대중문화의 기초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뿌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슈퍼맨과 같은 절대적 슈퍼파워에 대한 설정은
지금의 원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파워를 상징한 이미지 와도 같다.
 
특히나 전자에서 언급했던 '슈퍼맨'에 대한 인상은 이 영화에 깊게 뇌리 박혀있다. 주인공들의 과감한 공중비행을 비롯한 결말은 왠지 이 영화가 차세대 슈퍼맨
시리즈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한 생각이 들게 할 정도며, 여전히 영화속의 물질은 '클립톤나이트'나 시리즈에 나온 우주 물질이 연상될 정도다.
 

 
이를 토대로 영화는 히어로물의 전유물인 슈퍼맨을 철저히 악역화 하는 과정을 진행 한다.
과거 슈퍼맨의 청소년 시절을 TV 드라마화한 [스몰빌]이 연상될 정도로 불안정한 정서와 갈등속의 청소년기에 살아가는 청소년 들을 히어로화 시켜
슈퍼 초악당의 우울한 연대기를 이야기 하려 하고 있다. 
 
그점에서 주인공 앤드류의 이야기는 '엑스맨'의 '매그니토'가 강인하게 연상된다.
불행한 가정사에 세상에 대한 분노적 감정은 매그니토의 사춘기를 이야기 하고 있는듯 했다. 하지만 감독은 '매그니토' 보다는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를
염두해 둔 것 같다. 영화속 앤드류가 악역이 되기로 결정하며 분장하는 복장이 그렇게 연상 되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앤드류는 히어로 만화와 작품에 나오는 악역의 총 집합체 이면서 그들의 사춘기 시절을 대변 하는 캐릭터다.
 
 

 
 
*유튜브-UCC 문화
 
앤드류는 카메라를 통해 앞으로의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담으며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앤드류는 스스로 고립되며 자신의 슬픔과 울분을 알아주지 않은 세상에
세상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담은 영상을 찍으며 분노를 대변하려 하고있다. 반면 영화는 앤드류와 다르게 카메라를 사용하는 여주인공 캐시의 화면을 등장 시켜 이와
대비 시킨다. 캐시는 인류 구원에 대한 관심이 크며 블로그를 운영하며 세상을 긍정적 으로 바꾸며 즐기려는 활동적 유저로 그려지며 앤드류의 사촌인 맷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유튜브-SNS와 같은 소통의 문화속에서 상반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문화 속에서 고립되어 가는 자와 생존자를 명백하게
정의하고 있다. 모두가 소통할 기회는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성' 이란 것은 두고두고 모두가 알아야 할 교훈일 것이다.
 



*정리..

[크로니클]은 아이러니 하게도 첨단 IT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실제로는 얼마나 소외 당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다는 것을 페이크 무비란 장르로 정의 내리고 있다.

또한 슈퍼 히어로 무비의 특색을 갖추면서 XBOX 와 같은 1인칭 액션/슈팅 게임의 요소와 유튜브 적인 페이크 화면을 크로스오버화 하면서 페이크 무비 장르에 신기원을
만드는 대단한 장기를  보여준 수작 이었다. 물론 영화의 기본적인 내러티브와 같은 흐름이 어색해 보이긴 하지만, 전자에 보인 흥미가 큰 만큼 충분히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
라는 점이다.(페이크 무비의 전형적인 화면 어지러움은 어느정도 극복했지만 여전히 불편해 보일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 영화는 충분히 '극장행 직행'을 추천 한다~
 
PS: 결말 부분을 통해 예상 했었지만 역시나 이 영화의 속편이 결정 되었다. 과연 주인공들 이외의 초능력 자들은 또 잇을 것이고 미스터리의 실체는 발견될 것인가?
다만 [파라노말 액티비티] 처럼 억지같은 카메라 촬영 설정을 도입 하자면 또 다시 졸작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되기도 한다. 
이왕이면 속편도 오리지널의 감독이 끝을 맺어야 한다는... 


무비 라이징 :http://movie.hrising.com/magazine/?mode=view&cntid=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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